[성명] 대한민국: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 승인 소위원회(GANHRI-SCA)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침해를 간과한 데 대해, ANNI는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

태국 방콕 (2025년 11월 7일) – 포럼아시아, FORUM-ASIA, 아시아 국가인권기구 감시 NGO 네트워크(ANNI), 그리고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국제민주연대, KHIS)는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시민사회가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NHRCK)에 대해 “A등급” 지위를 유지하기로 한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간리, GANHRI) 산하 승인 소위원회(승인소위, SCA)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포럼아시아, ANNI, 그리고 국제민주연대는 한국 시민사회와 함께 간리 소위원회가 인권위의 책임을 묻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한다. 특히, 성소수자 차별, 직장 내 괴롭힘, 위원회 내부의 정치화 등 점점 심각해지는 인권위 지도부의 문제적 행태에 대해 시민사회가 광범위하게 제기한 문제 제기 이후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라고 포럼아시아의 Mary Aileen Diez-Bacalso 사무총장이 말했다.
사무총장은 “승인소위(SCA)의 이번 결정은 인권위의 반(反)인권적 행태에 동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위원회 내의 문제적 세력들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행동을 지속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
국가인권기구(NHRI)들은 A등급 기관으로서의 기대에 부응하고,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를 위한 국제 최소 기준인 파리원칙(Paris Principles)을 온전히 준수해야 한다. A등급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획득해야 하는’ 지위이다.”라고 덧붙였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11월 5일, 간리 산하 승인소위원회(승인소위, GANHRI-SCA)는 2025년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린 제46차 회기 특별심사 결과, 국가인권위원회의 “A등급” 지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음을 통보했다.
이번 특별심사는 2025년 3월 제45차 승인소위 회기에서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 제기에 따라 개시된 것으로, 인권옹호자에 대한 보복 의혹, 소수자 집단 보호 실패,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언에 대한 무대응, 그리고 위원회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내부 갈등 등 인권위의 독립성과 운영에 관한 심각한 우려가 포함되어 있었다.
2025년 10월 제46차 회기에서 승인소위는 시민사회 측에서 제출된 추가 자료를 검토하고, 인권위의 의견을 들으며 위원들의 독립성과 다양성,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 인권옹호자에 대한 대응 등 여러 사안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이러한 우려 사항들은 2025년 11월 4일 발간된  <아시아 국가인권기구의 설립 및 성과에 관한 ANNI 연례보고서> 에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보고서 발간 행사에서 ANNI와 국제민주연대는 인권위의 운영행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재차 제기하며, 국제사회가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저하된 인권위의 신뢰성과 효율성의 문제에 대해 책임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제네바 특별심사에서 인권위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했다. 여기에는 개정된 행동강령 마련, 내부 윤리위원회 신설 계획,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지침 제정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시민사회 단체와의 관계 개선 및 위원 간 갈등 조정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승인소위는 인권위의 해명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추가 심사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인권위는 기존의 “A등급”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여전히 인권위가 운영 전반에서 독립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파리원칙에 반하는 과거 및 현재의 조치를 시정하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책임 촉구
포럼아시아, ANNI, 국제민주연대는 간리의 인증 제도가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리원칙의 일관되고 공정한 이행이 필수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인권위의 원칙 이행 퇴보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증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A등급” 지위를 유지한 것은, 시민사회가 글로벌 인증체계에 갖고 있는 신뢰를 훼손하고, 유사한 의혹에 직면한 다른 국가인권기구에도 잘못된 선례를 남길 위험이 있다.
이에 우리는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 승인 소위원회(GANHRI-SCA)에 다음을 촉구한다:
1. 이번 결정을 재검토하고 인권위에 대한 특별심사 절차를 재개할 것;
2. 심사 결과와 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3. A등급 인증은 단순한 형식적 절차나 개선 약속이 아니라, 파리원칙의 실질적 준수를 반영해야 함을 분명히 할 것.
포럼아시아, ANNI, 그리고 국제민주연대는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하며, 인권위가 파리원칙을 엄격히 준수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간리 승인소위와의 건설적인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