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인권위의 한국NCP에 대한 제도개선 권고 환영
- 한국정부는 즉각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고
NCP 제도개선 권고에 나서야-
1. “한국 NCP 개혁모임”은 한국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국내연락사무소(National Contact Point, 이하 NCP) 개혁을 위해 양대 노총과 관련 국내시민사회단체들이 2014년에 결성한 네트워크입니다.
2.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OECD 회원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 47개 국가가
수락한 다국적 기업에 대한 국제기준으로 각 국가들은 가이드라인의 홍보 및 가이드라인 위반 진정에 대한 조사 및 조정과 권고를 담당하는 NCP를 운영할 책임을 지게 됩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NCP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인권침해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실제로 2017년에 개최된 G20 정상회담 최종선언문에서도 G20 정상들이 NCP 지원을 선언한바 있습니다.
3. OECD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OECD투자위원회가 관장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사용자자문위원회(BIAC), 시민단체인 OECD Watch가 가이드라인 이행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필요할 때에 가이드라인 이행절차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동조합자문위원회에 가입되어 있으며, 국제민주연대가 OECD Watch의 회원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자문위원회에는 전경련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4. 국가인권위원회는 3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NCP에 대한 제도개선 권고안을 공개하였으며, 이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송부하였음을 밝혔습니다. 한국NCP개혁모임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NCP에 대한 제도개선을 권고한 것을 환영하며, 특히 한국NCP 개혁의 시급성과 필요성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NCP개혁모임의 그것과 대부분 공유하고 있음에 주목합니다.
5. 인권위가 결정문에서 밝힌 것처럼, UN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물론이고 국내외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은 지속적으로 한국NCP 개혁을 요구해왔습니다. 한국 NCP는 2002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총 25건으로 추정되는 진정을 받았으며, 이는 전 세계 44개 NCP중에 상위 5-6위에 해당하는 많은 진정 건수입니다.. 한국NCP가 설립이후에 조정절차를 개시한 것이 단 2건에 불과할 정도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음에도 진정건수가 많은 것은 그만큼 한국기업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반증입니다.
6. 당장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3월 22일부터 공식 방문하는 베트남의 경우만 살펴보아도, 베트남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불임피해가 작년 베트남 현지 시민단체의 보고서를 통해 폭로되었으며, 올해 2월과 3월 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의류공장들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노동자들이 임금체불에 시달리며 시위를 벌여 한국기업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7. 국제사회가 한국 NCP의 개혁을 권고하는 것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2011년에 제정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피해자들이 구제받도록 제반 조건을 마련하는 것은 본국정무의 의무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인권문제에 대한 제도적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8. 이런 국제사회의 압력과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는 NCP개혁을 시작으로 한국기업 전반의 인권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그동안 NCP에서 배제되어왔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NCP위원 참여는 NCP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시민사회가 참여하고 범정부 차원의 한국기업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기구가 설립되어야만 합니다.
9. 한국NCP개혁모임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대해 정부가 즉각 수용의사를 밝히고, 권고 이행을 위하여 한국NCP개혁모임을 포함한 관계자들과 진지한 협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2019년 동료평가를 앞두고 한국NCP가 국제사회에서 모범적인 NCP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